해외에서 수십 년을 살다가 노후에 한국으로 돌아오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최근 기초연금법 개정 소식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현지에 집을 사고 예금을 모으면서도, 주민등록상 주소는 한국에 그대로 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필리핀에서 10년 넘게 생활했다.
그 기간을 포함해 국민연금을 모두 12년 동안 꾸준히 냈다. 당시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한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무엇이 다를까? 해외에서 30년을 살다가 65세에 돌아온 사람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직접 해외에 살아본 입장에서 이번 개정 내용을 정리해 봤다.
- 19세 이후 국내 거주기간 5년 이상 요건 신설
- 신청자와 배우자의 해외 소득·재산 신고 의무 신설
- 해외에서 얻은 소득과 보유 재산도 조사 대상에 포함
- 2027년 4월 21일부터 시행
1. 2027년 기초연금법 무엇이 달라지나?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2026년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0월 20일 공포됐다(법률 제22097호). 공포 후 6개월이 지난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실제 적용은 2027년 4월 21일부터다.
| 구분 | 내용 |
|---|---|
| 국회 통과 | 2026년 10월 1일 |
| 법률 공포 | 2026년 10월 20일 (법률 제22097호) |
| 시행일 | 2027년 4월 21일 |
| 거주 요건 | 19세 이후 국내 거주 5년 이상 |
| 해외 재산 | 일정 금액 이상 해외 소득·재산 신고 |
지금까지 기초연금에는 국내에 얼마나 살았는지를 따지는 별도 조건이 없었다.
만 65세 이상이고 소득인정액이 기준 이하라면 해외 생활 기간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만 19세 이후 국내에서 5년 이상 살았는지를 확인한다.
호주·캐나다(10년), 노르웨이(5년), 스웨덴(3년)처럼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 상당수가 이미 거주 요건을 두고 있다.
2027년 1월 1일부터가 아니다. 정확한 시행일은 2027년 4월 21일이다. 이미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예외로 인정되는 경우가 무엇인지는 법률 부칙과 시행령을 확인해야 한다.
2. 왜 이런 개정이 나왔을까?
계기 중 하나는 감사원 점검 결과였다.
2023년 기준으로 해외 금융재산을 5억 원 이상 가진 65세 이상 노인 624명 중 9명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었다.
기존 법에는 재산 조사 대상에 해외 금융재산이 빠져 있었다.
국내에 재산이 없으면 해외에 큰 재산이 있어도 걸러내기 어려웠던 셈이다.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라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3. 해외에서 30년 살다 귀국하면 받을 수 있을까?
이번 개정 소식을 보며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이런 사람을 가정해 보자.
- 대한민국 국적으로 해외에서 30년을 살았다.
- 현지에서 집을 사고 은행 예금을 모았다.
- 한국에는 부동산이나 예금이 거의 없다.
- 주민등록상 주소는 한국에 두고 있었다.
- 만 65세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는 국내 거주기간 조건이 없었으니, 다른 요건만 맞으면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두 가지를 넘어야 한다.
첫째, 19세 이후 실제로 국내에 산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해외에 있는 집과 예금도 소득인정액 계산에 들어간다.
국내에 재산이 없다고 해서 바로 지급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등록 주소가 한국이라고 해서 실제 국내 거주기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출입국 기록 등으로 실제 체류 기간을 따질 가능성이 크므로, 신청 전에 본인의 국내 체류 기록부터 확인해 두자.
4. 해외에 있는 집과 예금도 신고해야 할까?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다.
기초연금법 제10조에는 신청자와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해외 소득이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신청할 때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제11조에는 소득·재산 조사 대상에 해외에서 얻거나 가진 소득·재산을 포함하도록 명시했다.
| 해외 자산 종류 | 예시 |
|---|---|
| 해외 부동산 | 현지 주택, 토지 등 |
| 해외 예금 | 현지 은행 예금 |
| 해외 금융자산 | 현지 주식, 금융상품 등 |
| 해외 소득 | 임대소득, 이자소득 등 |
| 해외 연금 | 현지에서 받는 연금 |
모든 해외 자산을 빠짐없이 신고하는 방식은 아니다.
신고 의무가 생기는 금액 기준과 재산별 평가 방법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서 정해진다.
해외 재산을 국내 기관이 어떻게 확인할지도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다.



5. 지금도 해외에 오래 머물면 기초연금이 멈춘다
개정과 별개로 이미 있는 규정도 알아 두면 좋다.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해외에 60일 이상 계속 머물면 그 기간에는 기초연금 지급이 정지된다(기초연금법 제16조).
은퇴 후 해외에서 몇 달씩 지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받던 기초연금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 두자.
6.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무엇이 다를까?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
필리핀에 사는 동안 국민연금을 계속 내야 하는지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내 상황에서는 계속 내는 대상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필리핀에서 생활비를 쓰면서 따로 원화를 환전해 한국 통장에 넣고 매달 연금을 냈다.
솔직히 그때는 부담스러웠다. 해외 생활비에 한국 연금까지 챙겨야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한 선택이었다. 국민연금은 낸 기간만큼 노후에 돌아오는 내 몫이기 때문이다.
| 구분 | 국민연금 | 기초연금 |
|---|---|---|
| 제도 성격 | 가입자가 낸 돈으로 운영하는 연금제도 | 노후소득 지원 복지제도 |
| 재원 | 가입자 납부금 등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예산 |
| 주요 기준 | 가입기간, 연령 등 | 연령, 소득인정액, 국내 거주기간(2027.4~) |
| 목적 | 가입자의 노후소득 보장 |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생활 안정 |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기초연금을 못 받는 것도 아니고, 국민연금을 오래 냈다고 기초연금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국민연금 수령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

7. 해외에 살면 국민연금을 꼭 내야 할까?
이 부분도 오해하기 쉽다. 해외에 산다고 모든 사람이 국민연금을 계속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 가입 자격은 국내 주소 유지 여부, 해외 이주 신고 여부, 국외 근무 형태, 나라 간 사회보장협정 등에 따라 달라진다.
나처럼 계속 낸 사람도 있고, 해외 이주와 함께 가입 자격이 바뀌는 사람도 있다.
해외 이주나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국민연금공단(1355)에 본인의 가입 자격과 납부 의무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무가 없더라도 원하면 계속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함께 물어보자.
8. 2027년 기초연금 신청 전 체크리스트
해외 거주 경험이 있거나 해외에 재산이 있다면 다음을 미리 확인해 두자.
- 만 65세 이상 연령 요건
- 19세 이후 실제 국내 거주기간 (5년 이상인지)
- 해외 부동산과 예금, 금융자산
- 해외에서 받는 연금과 소득
- 배우자의 해외 재산과 소득
- 해당 연도 소득인정액 선정기준
- 신청 후 해외 체류 계획 (60일 이상이면 지급 정지)
| 국민연금공단 | 1355 |
| 보건복지상담센터 | 129 |
| 온라인 신청 및 정보 | 복지로 바로가기 |
| 법령 원문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기초연금 신청은 가까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국민연금공단 지사, 복지로에서 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해외에 살 때는 한국의 복지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냈던 나도 기초연금 거주 요건은 이번 개정 소식을 보고서야 관심을 갖게 됐다.
해외에서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노후 복지에서 밀려나서는 안 된다.
해외에서 생활 기반을 잃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외에 상당한 재산이 있다면 그것도 똑같이 공정하게 심사받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소지나 국적이 아니라 실제 생활 형편이 아닐까.
해외에서 30년을 살았지만 국내외 어디에도 재산이 거의 없는 사람과, 해외에 상당한 재산이 있는 사람. 해외 장기 거주자의 기초연금 기준, 어디까지 인정하는 것이 공정할까요? 댓글로 의견 나눠 주세요.
- 국가법령정보센터 – 기초연금법 (법률 제22097호, 2026.10.20 공포)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6.10.1)
- 국민연금공단
- 복지로 – 기초연금 안내
※ 확인 기준일: 2026년 11월 6일. 해외 소득·재산 신고 기준 금액, 거주기간 산정 방법, 예외 대상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서 정해집니다.